제목
뜨거운 날 (눅16,10)8월 21일 수요예배
말씀: 누가복음 16장 10절
뜨거운 날 (눅16,10)
2019년부터 ‘여름이었다’라는 밈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말을 대충 써놓고, 마지막에 ‘여름이었다’만 붙이면 뭔가 그럴싸하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이 최근에는 ‘밈’으로 장난스럽게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 ‘여름이었다’라는 문장은 예전부터 문학적으로 참 멋지게 자주 사용되어 왔던 표현입니다.
이 ‘여름이었다’라는 문장이 이렇게 사랑받아 왔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 ‘여름’이라는 계절의 특별함 때문일 것입니다.
여름은 뜨거운 날이긴 하지만, 그 뜨거움에 못지 않는 열정이 떠오르기도 하고,
밝고 활기차며 빛나는 느낌을 주는 그런 계절입니다.
여름이 이렇게 특별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름이라는 계절을 떠올리면
그 기억에 대한 그리움과 어떤 아련함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 중에도 이 여름처럼 싱그러운 ‘특별한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고등학생 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 답변에는 ‘후회’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그때 더 뜨겁게 살지 못했던 후회가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이 나중에 학교를 모두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할 때면, 가고 싶은 회사에서 면접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때 여러분이 자주 듣게 될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당신은 살아오면서 ‘최선을 다했던 적이 있나요?’ 라는 질문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는 지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뜨겁게 살았던 그 경험이 있는 지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최선을 다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때의 그 뜨거움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뜨거움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또 다시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확률이 높다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을 다니든 취업을 하든 각자의 모습대로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여름이었다’라는 문장에 나의 여름에 대한 감정이 소환되듯,
지나가는 교복입은 여고생을 볼 때, 불현듯 나의 고등학생 때의 감정이 소환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수피아 여러분!
그때, 여러분은 이 고등학생 시절을 어떤 감정으로 기억하게 될까요?
뜨겁고 빛나고 활기찼던 기억들로 인해,
뿌듯함과 아련함과 그리운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요?
우리 수피아 모두가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뜨겁게 보냈던 고등학생 시절의 기억은 또 다른 도전을 하는 미래의 우리의 삶에 큰 힘이 되어 줍니다.
고등학생 시절에 뭔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뜨겁게 살았던 그 기억이 우리를 다시금 뜨겁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고등학생 시절을 뜨겁게 보낼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오늘 본문을 통해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하고, 지극히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불의하다.”
하나님께서는 작은 일에 뜨겁게 임하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작은 일이라는 것은,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이 고등학생 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뭔가를 뜨겁게 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르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결과가 아니라 최선을 다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쓰레기 분리배출 일 수도 있습니다. 방청소 일 수도 있습니다.
인사하기 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보는 것도,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지금 바로 뜨겁게 할 수 있는 작은 일입니다.
물론 우리가 이렇게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당장 나오는 결과는 대단한 것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이 경험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결국 우리를 더 큰 일에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 시켜 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수피아 여러분!
더운 여름이지만, 이 순간은 우리가 미래에 다시 꺼내보고 싶은 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기에 이 소중한 순간을 뜨겁게 보내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뜨겁게 보낸 이 경험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귀한 추억과 그리움이 될 것입니다.